
영국의 한 동물원에서 몸무게 180kg에 달하는 거대한 불곰 두 마리가 우리 밖으로 탈출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잉글랜드 엑서터 인근에 위치한 ‘와일드우드 데번’ 동물원의 다섯 살 유라시아 불곰 남매 ‘미슈’와 ‘루시’가 탈출했습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관람객들이 대피하고 긴급 대응팀이 출동하는 등 동물원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동물원 측은 곰 두 마리가 울타리를 뚫고 직원 전용 구역으로 들어온 것을 발견하고 곧바로 관람객 대피와 출입 통제를 뜻하는 ‘코드 레드(Code Red)’를 발령했습니다.
이후 동물원 내 총기 훈련을 받은 긴급 대응팀이 배치됐고, 경찰도 현장에 도착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습니다.
하지만 긴박한 분위기와 달리 곰들은 유유히 주변을 살피다 꿀이 보관된 창고로 향했습니다.
이들은 창고에 쌓여있던 일주일 치 꿀을 순식간에 먹어 치웠습니다.
동물원 관계자는 배불리 꿀을 먹은 미슈는 졸린 듯한 모습으로 스스로 우리로 돌아갔고, 루시는 직원들이 종소리를 울리고 좋아하는 먹이를 이용해 유인하자 그 뒤를 따라 들어갔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두 곰의 탈출극은 약 55분 만에 끝이 났습니다.
동물원을 운영하는 보호단체 ‘와일드우드 트러스트’ 관계자는 “곰들이 마치 잔치를 벌이듯 꿀을 먹고, 신나게 뛰어다니며 밧줄도 잡아당겼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탈출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며, 동물원은 이후 곧바로 정상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동물원 측은 곰들이 우리 밖으로 어떻게 빠져나왔는지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슈와 루시는 2019년 알바니아에서 눈사태로 고립돼 있던 중 구조됐으며, 이후 와일드우드 데번으로 옮겨져 현재까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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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328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