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식료품점 ‘프쿠스빌’의 키릴문자 간판[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타스=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가 외국어로만 쓰인 간판을 규제하는 러시아어 보호법의 입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영어를 비롯한 외국어가 남용되는 것을 막고 러시아어 사용을 권장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현지시간 25일 일간지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에 따르면 러시아어 보호법은 하원(국가두마)과 상원(연방평의회)을 통과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 절차만 남겨두고 있습니다.
시행 시기는 내년 3월 1일입니다.
이 법에는 소비자에게 공개되는 정보를 반드시 러시아어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명시됐습니다.
다만 러시아 내 소수민족 언어는 예외로 허용합니다.
나이키(Nike), 아이폰(iPhone) 등 브랜드는 그대로 영어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카푸치노, 라테 등 외국어로 된 커피 이름도 사용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오픈'(open), ‘세일'(sale), ‘타워'(tower) 등의 외국어를 단독으로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가게가 영업 중이라는 표시로 ‘오픈’이라고 적은 간판을 세울 수는 있지만, 반드시 ‘열었다’라는 의미의 러시아어를 키릴문자로 병기해야 합니다.
러시아어는 의무 사항, 외국어는 선택 사항인 셈입니다.
주거단지 이름은 키릴문자로만 표기하도록 규정했습니다.
다만 이 법 시행 이전에 승인된 건물은 예외적으로 허용하도록 했습니다.
이러한 사항을 위반하면 5천∼1만 루블(약 8만 7천∼17만 4천 원)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습니다.
주거단지 이름에 외국어만 쓰였을 경우 벌금은 10만∼50만 루블(약 174만∼870만 원)로 무겁게 부과합니다.
이번 규제는 러시아가 서방과 대립하며 정체성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시행되는 것입니다.
일간지 코메르산트는 러시아가 점령한 도네츠크, 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어 교육이 폐지될 것이라고 최근 보도했습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지난 22일 역사 교과서 집필진과 회의를 열고 소련의 제2차 세계대전 활약과 승리,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당했던 러시아 접경지 쿠르스크 수자의 탈환 과정 등을 새 역사 교과서에 자세히 수록하는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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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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