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왼쪽)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오른쪽)[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

이스라엘과 이란이 현지시간 23일 휴전에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의 중재국’ 카타르에 다시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번 휴전이 성사된 것은 카타르가 미국의 요청을 받고 이란이 휴전안을 수용하도록 설득했기 때문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먼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로부터 휴전안에 대한 동의를 받아낸 후,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과 통화해 이란을 설득해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카타르 총리실과 세부 사항을 조율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가 이란 당국과 통화하고 휴전안에 동의하도록 설득했습니다.

카타르는 그동안 여러 중동 분쟁에서 중재 역할을 해왔습니다.

카타르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발발한 지 1개월여 만인 2023년 11월에 이뤄진 포로 교환과 휴전, 그리고 올해 1~3월 가자지구 휴전 당시에도 핵심적인 중재 역할을 담당했습니다.

2020년 2월 미국과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사이의 휴전 및 철군 협상을 중재한 것도 카타르입니다.

카타르는 또 2008~2009년 수단 다르푸르 분쟁과 레바논 헤즈볼라 위기 등 수많은 상황에서 중재역으로 활약했습니다.

이는 카타르가 진영을 막론하고 세계 주요국과 지역 주변국은 물론이고 세계 곳곳의 비정부기구(NGO), 다국적기업, 무장 정파, 심지어 무기 밀매 조직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연결망과 신뢰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덕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카타르는 수도 도하 서쪽에 1996년 건립된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으며, 미국과 국방협력협정과 주둔군지위협정을 체결해 밀접한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알우데이드 기지는 중동 최대의 미군 기지이며, 미군 중부사령부(USCENTCOM)의 현장본부도 이곳에 있습니다.

이란은 휴전에 앞서 알우데이드 기지를 공격하면서 미국과 카타르 측에 공격 계획을 미리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카타르는 이란, 러시아 등 서방에 적대적인 국가들과도 우호 관계를 맺어왔습니다.

또 이슬람의 일원으로서 하마스, 탈레반 등 일부 서방국이 테러단체로 보는 무장 정파들과도 신뢰 관계를 유지해 왔으며, 도하 등지에서 이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사무실을 내주기도 했습니다.

카타르는 1990년대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영향권에 속해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전임 국왕이며 현재 상왕인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와 그의 아들인 현 국왕은 국제사회에서 중재자 역할을 인정받는 쪽으로 외교 노선을 잡았습니다.

카타르 현 국왕은 2022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충돌 중재가 카타르 외교정책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며 그 목적은 카타르를 믿고 의지할 수 있는 국제적 동반자 국가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카타르는 이런 외교정책을 통해 사우디나 아랍에미리트(UAE) 등 주변국들의 간섭에 휘둘리지 않고 중재자로서의 입지를 굳혔습니다.

#카타르 #중재국 #휴전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권정상(jusang@yna.co.kr)

Shar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