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리카 스탠퍼드 뉴질랜드 이민부 장관[EPA=연합뉴스 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뉴질랜드가 부유한 외국인에게 영주권을 주는 ‘황금 비자’ 문턱을 낮추자,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주는 혼란을 피해 뉴질랜드를 찾는 미국인 등의 신청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24일 로이터 통신과 가디언 호주판에 따르면 뉴질랜드 이민부는 지난 4월 황금 비자로 불리는 ‘적극적 투자자 플러스 비자’ 요건을 완화한 이후 지금까지 189건의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습니다.

요건 완화 이전 2년 반 동안 해당 비자의 전체 신청 건수 116건을 불과 두 달여 만에 훌쩍 뛰어넘었습니다.

뉴질랜드 중도우파 연립정부는 침체한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비자 신청에 필요한 투자 금액을, 기존의 3분의 1인 500만 뉴질랜드달러(약 41억 원)로 낮췄습니다.

또 영어 능력 요건을 폐지하고 신청자의 뉴질랜드 의무 체류 기간을 기존 3년에서 3주로 단축했습니다.

에리카 스탠퍼드 뉴질랜드 이민부 장관은 “새 황금 비자에 대한 공식적인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면서 이 제도를 통해 8억 4,500만 뉴질랜드 달러(약 6,940억 원)의 신규 투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당국은 현재까지 신청 건수 가운데 100건을 원칙적으로 승인했습니다.

미국 국적자가 전체 신청 건수의 약 45%인 85건을 차지했고 중국 국적자가 26건(14%), 홍콩 국적자가 24건(13%)으로 뒤를 이었습니다.

전임 노동당 정부에서 경제개발부 장관 등을 지냈고 현재 이민·이주 컨설팅 회사를 운영하는 스튜어트 내시는 “거의 모든 신청자가 트럼프 미 행정부 하에서 목격하는 변화 때문에 (비자를) 신청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내시 전 장관은 세계적인 불안정성 탓에 안정적인 민주주의, 독립적인 사법부, 안전한 은행 시스템을 갖춘 뉴질랜드가 특히 미국인에게 매력적인 목적지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뉴질랜드는 예전에도 트럼프 미 대통령에 지친 미국인 등이 ‘은신처’로 관심을 두는 국가로 부각된 바 있습니다.

2016년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당선된 뒤 뉴질랜드 이민 웹사이트의 방문 횟수는 약 2,500% 급증했으며, 2022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낙태권 판결 폐기 이후에도 이 사이트 방문 횟수는 이전의 4배로 불어났습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에도 뉴질랜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미국 투자자들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가디언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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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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