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퇴진 후 인도로 도피한 셰이크 하시나 전 방글라데시 총리 집권 시절, 총선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는 당시 선거관리위원장이 현지시간 23일 구금됐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방글라데시 법원은 이날 케엠 누룰 후다(77) 전 선관위원장에 대해 4일간 조사를 위한 구금을 명령했습니다.
후다 전 위원장은 하시나 전 총리 정권을 위해 총선 투표 결과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은 지난 22일 선거 조작 혐의로 하시나 전 총리를 비롯해 후다 전 위원장, 전 선거관리위원, 전 경찰 고위 간부 등 모두 19명을 선관위에 고발했습니다.
몇 시간 뒤 후다 전 위원장은 수도 다카에 있는 자택으로 몰려든 군중에게 폭행당한 뒤 경찰에 넘겨졌습니다.
군중은 집 안에 있던 후다 전 위원장을 길거리로 끌어냈고, 그의 목에 신발로 만든 화환을 건 뒤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경찰은 후다 전 위원장을 법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그를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머리에 씌우기도 했습니다.
무함마드 유누스 최고 고문(총리 격)이 이끄는 방글라데시 과도정부는 군중이 후다 전 위원장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규탄하며 자제를 당부했습니다.
과도정부는 성명서에서 “피의자를 급습해 신체를 폭행하는 행위는 불법”이라며 “이는 법치에 반하는 범죄 행위”라고 강조했습니다.
21년 동안 총리로 집권해 ‘독재자’로 불린 하시나 전 총리는 독립전쟁 유공자의 후손에게 공직 30%를 할당하는 정책을 지난해 추진했다가 반발 여론에 부딪혔습니다.
이후 대학생 시위를 진압하다가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하자 지난해 8월 사퇴한 뒤 자신의 정부를 후원해 온 인도로 달아났습니다.
방글라데시 국제범죄재판소(ICT)는 반인도적 범죄 혐의를 받는 하시나 전 총리의 재판을 최근 시작했으나 그는 귀국 명령에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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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