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6년 만에 재개된 평양 국제 마라톤에 참여한 영국 출신 유튜버가 대회 참가 후일담을 전했습니다.
구독자 243만 명을 보유한 유튜버 해리 재거드는 현지시간 21일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아직 인플루언서라는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듯 했다”며, 유튜브 영상 촬영을 비교적 자유롭게 허용한 배경에도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을 간과한 것 같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재거드는 “여행객 중 기자는 입국이 허용되지 않았지만, 유튜버는 다소 회색지대에 있는 것 같았다”며 “나는 엄밀히 말해 기자는 아니지만, 내 영상도 언론의 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며 이 같이 말했습니다.
앞서 재거드는 평양 국제 마라톤에 참여하며 보낸 5일간의 여정을 영상으로 제작했는데, 해당 영상은 250만 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재거드는 “촬영 자체는 비교적 자유로웠다”면서도, “북한 사회 전반에 깊게 자리한 통제와 선전의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여실히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지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지하철, 전쟁 박물관, 맥주집, 김정일 기념비 등 정해진 장소들을 함께 둘러봤지만, 그 중 전망대와 슈퍼마켓, 전쟁 박물관 세 곳에서는 촬영이 엄격하게 금지됐다고 전했습니다.
재거드는 “전쟁 기념관에서 한국전쟁 당시 숨진 미군 병사를 까마귀가 쪼아먹는 조각상과 미국 국회의사당이 폭발하는 선전 포스터 등을 봤다”고 회상했습니다.
또 현지 가이드가 “남한에서 풍선을 띄워 코로나19를 북한에 퍼뜨렸다”고 태연하게 말하는 모습을 보며 그는 체제 선전이 깊이 뿌리내려진 사회 분위기를 실감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은 확실히 세뇌된 듯 보였다”며 “외부 세계가 훨씬 더 발전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 일부 있을지 모르나, 그런 사실을 드러내거나 아는 척하는 순간 가족 전체가 큰 피해를 입을 수 있어 아무런 행동도 할 수 없는 상황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북한은 지난 3월 외국인 관광객 입국을 허용한지 몇 주 만에 돌연 외국인 관광을 전면 중단하고 수십 건에 달하는 외국인 비자도 별다른 예고 없이 취소했습니다.
미국 CNN 등 해외 언론은 북한의 이번 조치가 소셜미디어를 통한 북한 관련 부정적 콘텐츠 확산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며 “외국인 방문을 차단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북한 #평양 #여행 #유튜브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김민서(ms328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