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AFP=연합뉴스 자료사진][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사이버보안 역량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현격히 처지는 바티칸시국을 돕기 위해 ‘바티칸 사이버자원봉사단’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지시간 12일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봉사단은 2022년에 결성됐으며 세계 곳곳에서 활동하는 약 90명의 보안 전문가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절반은 가톨릭 신자이며 나머지 반은 종교와 무관하게 선행을 하려는 비신자입니다.

봉사단의 창립자이며 네덜란드에서 사이버보안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요제프 셰누다는 자신들의 일을 “바티칸을 경비하는 스위스 근위대와 마찬가지지만 디지털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봉사단은 사이버보안 위협에 관한 정보를 교황청과 공유하는 채널을 만들어뒀으며, 교황청이 필요로 할 때는 클라우드 용량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교황청의 전산시스템에 어떤 약점이 있는지 파악하고 보완하기 위해 해킹을 시도하는 ‘침투 테스트’도 해줍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낸 2024년 글로벌 사이버보안 지수에 따르면 바티칸은 아프가니스탄, 몰디브, 예멘과 함께 최하 등급인 5등급을 받았습니다.

특히 사이버보안을 위한 기술적 조치 항목에서는 20점 만점에 0점을 받았습니다.

셰누다는 “우리가 발견하는 버그가 많으며 그 정보를 교황청에 전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최근 12개월간 바티칸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150% 증가했다며 이는 경보단계 중 최고 수준 바로 아래인 ‘오렌지’ 단계라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7월 중국 정부가 지원하는 ‘레드델타’ 해킹 그룹이 천주교 홍콩교구와 교황청에 속하는 메일 서버에 침입하려고 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당시는 교황청과 중국이 주교 선임을 둘러싸고 민감한 협상을 벌이던 때였습니다.

2022년에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한 바로 다음 날 교황청 웹사이트가 마비됐습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이버 보안 전문가인 가우치 브로콜레티를 경비 및 민간보호서비스담당 처장으로 임명하는 등 교황청은 최근 수년간 보안을 강화해 왔습니다.

이후 어느 정도 보안 수준이 보완되긴 했으나, 사이버위기 대응 설정이 올바르게 돼 있는지 점검하는 제3자가 없는 만큼, 그 역할을 자원봉사단이 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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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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