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일인 사업가의 유대인 구출을 그린 영화 ‘쉰들러 리스트'(1994)의 실제 배경인 체코의 옛 공장이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기념관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현지시간 12일 AP통신과 체코 매체 라디오프라하에 따르면 오스카어 신들러(1908∼1974)가 소유했던 체코 동부 브르네네츠의 공장 건물에 지난 10일 ‘생존자 박물관’이 개관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80주년에 맞춰 열린 개관식에는 신들러가 이곳 공장으로 옮겨 구해낸 유대인들의 후손, ‘쉰들러 리스트’ 원작소설 작가인 토마스 키닐리의 딸 마거릿 키닐리도 참석했습니다.
체코 정부는 방치된 공장을 2016년 국가기념물로 지정하고 기념관 설립을 추진했습니다.
홀로코스트 생존자 증언 등을 전시한 기념관은 아직 전체가 완성되지 않아 예약한 단체만 방문할 수 있습니다.
이 공장은 원래 유대인이 운영하다가 나치에 몰수됐습니다.
신들러는 1944년 자신의 공장이 있던 폴란드 크라쿠프에 소련군이 밀려들자 이곳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유대인 약 1천200명을 강제수용소에서 빼내 군납용 식기 제작 일을 시켰습니다.
신들러는 이듬해 나치 독일 패망 때까지 사재를 털어가며 유대인들을 살려냈습니다.
이 일화를 소재로 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쉰들러 리스트’는 나치 시대를 그린 영화 가운데 최고 걸작으로 꼽힙니다.
신들러의 일화는 전쟁 시기 인류애의 상징으로 여겨지지만, 나치 당원이었던 그가 유대인을 적극 돕기 전에는 노동력 착취가 주된 목적이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신들러의 고향 체코 스비타비의 박물관은 그를 “말썽쟁이, 바람둥이, 독일 스파이, 나치지만 홀로코스트에서 생명을 구한 인물이라는 모순의 집합체”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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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