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대형 마트인 파컨세이브를 둘러보다가 문득 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 잘 정리된 식품 코너 한쪽, 낯익은 라벨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바로 김치였다. 수많은 외국 식품들 사이에서 유독 빛나던 그 붉은빛은 고향의 맛, 그리고 한국인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색깔이었다. 김치를 마주한 순간, 필자는 마치 먼 길을 돌아 다시 집 앞 마트에 들어선 듯한 착각에 빠졌다.김치는 단순한 발효식품을 넘어 한국인의 삶과 문화, 그리고 정신을 응축해 놓은 음식이다. 밥상 위에 김치가 없으면 왠지 허전하고, 김치찌개나 볶음김치로 변주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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