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서 올여름 휴가 어디로 떠날지 고민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그런데 오히려 휴가철이 다가오면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곳도 있습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유럽 일부 국가가 과잉 관광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요.

전세희 아나운서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연막탄에서 나오는 붉은 연기가 한 명품 브랜드 매장 앞을 뒤덮습니다.

호텔 입구에 테이프를 붙여 출입을 막는가 하면, 이에 항의하는 직원에 물총을 쏘기도 합니다.

스페인에서 오버투어리즘, 이른바 과잉 관광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당신들의 휴가는 나의 고통”이라고 외치며 시내 중심가를 행진했고, 곳곳에서 관광객들과 충돌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인 관광객도 물총을 맞는 등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버스와 트램 속 관광객을 향해 야유를 퍼붓거나, 버스를 막아 세우고 조명탄을 발사한 곳도 있습니다.

스페인뿐만이 아닙니다.

물의 도시로 유명한 이탈리아 베네치아도,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서도 과잉 관광 반대 시위가 열렸습니다.

시위대는 너무 많은 관광객이 몰려 들어 주민들이 살기 힘들어졌다고 말합니다.

심각한 소음과 쓰레기는 둘째치고, 주택 부족 위기와 같은 생존 문제를 초래한다는 겁니다.

집주인들이 관광객에 숙소를 빌려주며 임대보다 높은 이익을 얻게 되자, 주민들을 대상으로 임대료를 덩달아 올리거나 아예 임대를 중단하기도 하는 상황.

관광객 수를 급격하게 줄이지 않는다면 주민들이 지역사회에서 쫓겨나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시위대는 주장합니다.

<레나타 울핀호프/스페인 바르셀로나 주민> “이제는 멈출 때가 됐습니다. 관광 산업이 너무 성장했어요. 어느 정도까지는 괜찮았어요. 하지만 이젠 집도 없고 거리도 꽉 찼습니다.”

지역 정부는 주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바르셀로나는 오는 2028년까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아파트 임대를 전면 금지했고, 베네치아는 당일치기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도시 입장료를 부과했습니다.

하지만 국내총생산의 상당 부분을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들이 관광객을 줄이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올해 유럽에서 관광객들의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11% 증가한 8천3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1천144조 원에 달할 전망입니다.

연합뉴스TV 전세희입니다.

(신주원 PD nanjuhee@yna.co.kr)

[영상편집 이채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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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주원(nanju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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