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가 마트에 진열된 고깃덩어리를 먹는 모습[X @Pookie’s Polls & Opinions][X @Pookie’s Polls & Opinions]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마트 정육 코너에서 사자가 고기를 먹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에서 수백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최근 X를 비롯한 전 세계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육 코너에 야생 사자가 나타났다’는 내용의 글과 함께 한 영상이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CCTV 영상은 수컷 사자 한 마리가 마트 정육 코너에서 고기를 뜯어 먹고 있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사자 바로 옆에는 냉장고 미닫이문처럼 보이는 물체를 방패 삼아 사자에게 천천히 다가가는 한 남자도 있습니다.

다른 구도로 찍힌 다음 장면에서도 사자는 태연하게 바닥에 떨어진 고기를 먹고 있고, 그 뒤로는 모자를 뒤집어쓴 한 사람이 황급히 도망치고 있습니다.

고기 조각들이 우수수 떨어져 있는 바닥에서 사자는 큼직한 고깃덩어리를 바닥에 탕탕 내려치기도 합니다.

한참을 고깃덩어리와 씨름하던 사자는 아예 자리를 잡고 엎드린 채 발로 고기를 잡고 한 부위를 집중적으로 뜯어 먹습니다.

열심히 고기를 뜯는 사자의 모습으로 69초 분량의 영상은 끝이 납니다.

이 영상은 65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했고, 이를 더 짧게 줄인 재편집 영상도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힘들게 사냥을 왜 하냐. 마트 가면 되는데”, “그래도 옆에 인간 안 먹는 것 보니 착한 사자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반전이 있었습니다.

실제 사자의 마트 난입 소동 같던 이 영상, AI로 만들어진 가짜였습니다.

사자가 먹고 있는 고기의 종류가 달라진 모습[X @Pookie’s Polls & Opinions][X @Pookie’s Polls & Opinions]

언뜻 보면 어색한 점이 없어 보이지만, 사자의 꼬리가 갑자기 흐릿해지더니 다시 뚜렷해지거나 급기야 2개가 되기도 합니다.

사자 뒷다리 옆에 갑자기 발이 하나 더 달리는가 하면 먹고 있던 고기의 모양도 바뀝니다.

하지만 어색한 찰나보다 자연스러운 장면이 더 많은 탓에, 실제 상황으로 믿게 되는 것입니다.

사자가 출몰한 장소가 남아프리카공화국이라는 설정도 이 가짜 영상을 그럴듯하게 만드는 장치가 됐습니다.

해당 영상이 ‘진짜’처럼 확산하자, AFP통신도 팩트체크 코너를 통해 이를 다뤘습니다.

AFP는 현지시간 19일 ‘AI가 만든 슈퍼마켓 사자 영상, 온라인에서 오해 불러’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한 식료품점 정육 코너에서 사자가 고기를 먹는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서 수백만 회 조회됐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는 AI를 사용해 제작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사자나 고깃덩어리의 형체가 변하거나 진열대의 고기가 꿀렁 움직이는 등 영상의 허점을 나열하면서 “이 영상이 AI로 생성된 것임을 보여주는 ‘뚜렷한 단서’”라고도 했습니다.

또한 원본 영상에는 ‘AI가 생성한 영상’이라는 표시가 있으며, 틱톡에는 해당 영상뿐 아니라 동물들이 놀라운 묘기를 선보이는 수많은 AI 영상이 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이번 일은 AI 영상 기술이 발전하면서, 현실과 허구를 구별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일어났습니다.

최근 국내에서도 거리 인터뷰, 사고 현장 생중계 등 AI 생성 영상인지, 진짜인지 구별하기 힘든 영상물이 잇따라 화제가 됐습니다.

이런 우려가 확산하자 네이버와 틱톡 등은 AI 생성물은 ‘AI 활용’이라는 별도의 표시로 구분할 수 있도록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사자 #AI #팩트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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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연(jsw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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