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EPA=연합뉴스 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콜롬비아가 올해 초 미국의 관세부과 위협에 맞서려다 곧바로 무릎을 꿇은 이후 중국과의 접촉면을 부쩍 넓히고 있습니다.

콜롬비아 정부는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공식 합류에 이어 신흥 경제국 연합체인 브릭스(BRICS)의 다자간 개발 금융 프로세스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현지시간 19일 발표했습니다.

라우리 사라비아 콜롬비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재정적 범위를 넘어 국가적 비전을 넓히는 소식에 환영의 뜻을 밝힌다”며 콜롬비아의 브릭스의 신개발은행(NDB) 가입 사실을 알렸습니다.

지난 1월부터 콜롬비아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사라비아 장관은 신개발은행 가입이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한 조처라고 설명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달 중국 국빈 방문에서 지우마 호세프(77·브라질 전 대통령) 브릭스 신개발은행 총재를 만나 가입 의사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브릭스 신개발은행 본부는 상하이에 있습니다.

‘브릭스판 세계은행’을 표방하는 신개발은행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주로 남반구에 있는 신흥국과 개도국 통칭) 경제 협력 기제의 핵심 기관으로 꼽힙니다.

콜롬비아 대통령실은 엑스 게시물에서 “신개발은행 가입은 국가의 전략적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 조달 기회를 열고, 회원국 간 협력 관계를 다각화하며, 국가 경제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콜롬비아 첫 좌파 정부를 이끄는 페트로 대통령은 정치적으로 유사한 이념을 공유하는 역내 국가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동시에 미국에도 우호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는 ‘외교 분쟁’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충돌하고 있습니다.

페트로 대통령은 지난 1월 말 미국에서 출발한 이민자 송환 항공기의 착륙을 거부한 데 이어, 이에 격분한 트럼프의 관세 부과 발표에 “우리는 나치가 아니다”라는 말과 함께 ‘맞불 관세’로 맞서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러나 비자·세관·출입국·금융 부문에서의 제재 등 강압 수단을 총동원하기로 한 트럼프의 맹공에 결국 9시간 만에 ‘백기 투항’하면서 체면을 완전히 구긴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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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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