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가자지구에 제한적으로 식량 등 구호품이 제공되기 시작했지만, 그 양이 너무 적어 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부족한 식량을 차지하려는 과정에서 폭력과 약탈도 벌어지고 있는데요.
강재은 기자입니다.
[ 기자 ]
이스라엘군은 이번 주 가자지구 봉쇄를 일부 해제하고 구호품을 들여보내기 시작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 사흘간 약 130대의 트럭이 밀가루 등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가자지구 주민들이 하루 필요한 구호품의 양인 약 600대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합니다.
가자지구 내 무료 급식소에서는 약 두 달여 만에 들어온 음식을 얻으려는 주민들이 몰려들며 혼잡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움 모하마드 / 팔레스타인 난민 (현지시간 23일)>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여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먹을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밀가루도 없고, 식량도 없고, 쌀도 없고, 생필품이 하나도 없습니다. 이게 무슨 삶입니까?”
오랜만에 들어온 밀가루로 빵을 굽기 시작한 가자지구 안 빵집들은 안전 우려로 대다수 영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운반 도중 구호품이 약탈당하는 사건도 발생했습니다.
지난 22일 국경 검문소를 통과해 밀가루를 싣고 가던 트럭 20대가 괴한들의 공격을 받았고, 이 과정에서 최소 6명이 사망했습니다.
국제 구호기구들과 유엔은 가자지구에 주민들이 절실히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 등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 유엔 사무총장 (현지시간 23일)> “지금까지 지급된 구호품은 홍수 정도의 지원이 필요한 상황에서 티스푼 정도의 양밖에 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나치의 유대인 학살 이후, 이스라엘을 전폭적으로 지지해 온 독일에서도 국민 80%가 가자전쟁에 반대하는 등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독일 총리실은 이스라엘이 가자 내 인도적 상황을 계속 악화시킨다면, 유럽과 이스라엘 간 자유무역협정 역할을 했던 EU·이스라엘 협력 협정을 새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강재은입니다.
(영상편집 김경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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