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2년 6월 8일 촬영돼 베트남전 참상을 세계에 알린 ‘네이팜탄 소녀 사진’을 실제 누가 촬영했는지를 두고 발생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 사진을 ‘1973년 올해의 사진’으로 선정했던 세계보도사진(WPP) 재단이 기존의 사진 촬영자명 표시를 중단했습니다.
WPP 홈페이지에서는 이 사진과 사진의 공식 제목인 ‘전쟁의 공포’를 소개하면서 촬영자 정보를 ‘원작자 논란 발생(AP)’으로만 표기했습니다.
북베트남군과 월남군 간 치열한 교전이 벌어지던 한 마을에 네이팜탄이 날아든 순간, 한 소녀가 공포에 질린 채 옷가지를 벗어 던지고 무작정 내달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입니다.
사진을 찍어 전 세계에 전달한 사람은 당시 AP통신 베트남 사이공(현 호찌민) 지국 소속의 사진기자 닉 우트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우트는 이 사진으로 이듬해 WPP의 올해의 사진상뿐 아니라 퓰리처상까지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1월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상영된 다큐멘터리 한 편이 ‘원저자 논란’을 촉발시켰습니다.
‘더 스트링어'(통신원)라는 제목의 다큐멘터리는 AP 소속 우트 기자가 아닌, 우트의 운전사이자 NBC 소속 통신원 응우옌 타인 응에가 사진을 찍었다는 주장을 다룹니다.
당일 우트를 태우고 현장에 간 응에가 사진을 찍어 20달러를 받고 AP통신에 팔았다는 것입니다.
당시 AP통신은 자사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응에가 아닌 우트의 이름으로 사진을 발행했다고 다큐멘터리는 주장했습니다.
WPP는 “위치, 거리, 사용된 카메라의 특성 등을 분석한 결과 응우옌 타인 응에 등이 닉 우트보다 사진을 찍기에 더 좋은 위치에 있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WPP는 사진의 ‘1973년 올해의 사진상’ 수상 자격은 유지했습니다.
AP통신은 이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자체 검증 뒤 공개한 보고서에서 AP통신은 “촬영자를 변경할 만한 결정적인 증거가 없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다만, 오랜 세월이 지난 탓에 핵심 증거가 없고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 상당수가 세상을 떠난 탓에 단정적인 결론을 내릴 수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우트는 AP에 “고통이 매우 크고 힘들다”는 심경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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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