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클랜드 하버를 건너 집에 도착한 어느 날 오후, 창밖으로 펼쳐진 바다와 시내의 풍경이 유난히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41년 전 처음 뉴질랜드 땅을 밟았던 김의자 전 더니든 한인회장의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1984년 7월, 서울의 찜통더위를 뒤로하고 남반구의 겨울을 맞으며 더니든에 도착했던 그 시절. 얼음처럼 차가운 남섬의 겨울, 낮은 담장과 대문 없는 집, 하루에 사계절이 오가는 변덕스러운 날씨, 그리고 낯선 외로움이 김의자 전 회장을 기다리고 있었다.“처음 이곳에 왔을 때, 세인트 클레어(St Clair) 해변의 파도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