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사용한 신형 미사일에 한국·미국·일본 등 서방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현지시간 13일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은 지난 2월부터 오데사, 미콜라이우 등 남부 전선에서 큰 피해를 준 러시아의 신형 미사일을 식별했습니다.
작은 꾸러미라는 뜻의 ‘S8000 반데롤’이라고 명명된 이 비행체는 115㎏의 고폭 탄두를 탑재하고 시속 400마일(약 643㎞)의 속도로 약 482㎞ 넘게 날아가는 경량 공대지 순항 미사일입니다.
대형 드론에서 발사되기 때문에 전술 항공기를 위험에 노출하지 않은 채 깊숙이 공격할 수 있고, 비용이 적게 들어 대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기존 러시아 미사일보다 급격한 선회 비행이 가능하며 추적 회피 기능과 상대 전파방해 방지 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특징은 여러 나라의 부품이 조합된 미사일이라는 점입니다.
제트엔진은 중국 기업 스위윈이 제작했는데, 이 엔진은 알리바바 등 온라인에서 1만2천 파운드(약 2,200만 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미사일의 핵심 부품 중에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고 러시아 제재에 동참해 온 서방 기업 30곳의 제품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산 동작 추적 장비, 스위스산 마이크로컨트롤러, 호주산 정보교환 모델, 일본산 배터리팩 등 입니다.
이 가운데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서보드라이브(자동제어장치를 위한 전력 증폭기)도 포함됐습니다.
이는 서방의 대러시아 제재에 큰 구멍이 나 있음을 보여주며 러시아는 이를 이용해 중국, 튀르키예, UAE, 옛 소비에트연방 국가 등 제3국 우회로를 거쳐 부품을 제공받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텔레그래프는 지적했습니다.
HUR은 러시아의 최대 전자부품 유통업체 중 하나인 ‘칩 앤드 딥’을 이 미사일의 주요 부품 공급처로 지목했는데, 이 회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로부터는 제재를 받았으나 유럽연합(EU)과 영국, 일본, 호주 등의 제재 대상은 아닙니다.
영국 국제전략연구소(IISS)에서 제재를 연구하는 마리아 샤기나는 기술의 이동은 금융 거래보다 더 추적하기가 어렵다며 “러시아의 모든 조달 네트워크와 우회로를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서방의 제재 집행도 부족하고, 제조사들도 공급 상대방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제기해야 할 의문을 제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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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