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 14억 가톨릭 신자의 수장을 뽑는 교황 선거인 콘클라베를 앞두고 바티칸 한쪽에서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뤄지는 모습입니다.
영화 ‘콘클라베’와 유사하게 현실에서도 유력 차기 교황 후보에 대한 허위 사실과 비방이 갑자기 부각되는가 하면, 진보 성향이었던 프란치스코 교황에 대한 강경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3일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바티칸 당국은 ‘피에트로 파롤린(70) 추기경이 급격한 혈압 상승으로 응급 치료를 받았다’는 이탈리아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오자 이를 공식 부인했습니다.
이 보도 직전에는 파롤린 추기경이 최근 미사를 집전하던 중에 모종의 실수를 저질러 교황이 되기 어려워졌다는 한 추기경의 익명 발언이 미국의 종교 전문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른바 ‘바티칸의 2인자’로 불리는 바티칸 국무원장직을 수행하고 있으며, 현재 유력한 교황 후보입니다.
단기간에 파롤린 추기경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언론을 통해 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강화하려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다른 유력 후보인 필리핀 출신 루이스 타글레 추기경(68)과 관련해서도 ‘교황답지 못한 행동’을 했다는 내용의 비방성 동영상이 최근 인터넷에서 확산한 바 있습니다.
이 동영상의 확산 역시 그가 교황직에 맞지 않는 행동을 했다는 식의 ‘네거티브 공격’일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이미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향한 보수 측의 비판 강도가 거세지는 분위기도 읽히고 있습니다.
베니아미노 스텔라(84) 추기경은 최근 사전 콘클라베 회의에서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에게 교회 업무와 관련한 투표권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프란치스코 교황을 공개 비난했습니다.
이에 더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소셜미디어에 자신의 모습을 교황처럼 꾸민 이미지를 게재하는 등 간접적으로 판에 뛰어드는 모습입니다.
콘클라베를 앞두고 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스웨덴 출신의 안데르스 아르보렐리우스 추기경은 WP에 차기 교황을 선택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임기를 겪은 이후 일부 추기경들은 다음 교황이 과도한 활동은 자제하고 차분한 모습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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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하(jju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