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국기 든 LA 시위대[EPA=연합뉴스 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 이민자 단속에 맞서는 시위가 확산하면서 시위대 사이에서 멕시코 국기가 저항과 연대의 상징으로 떠올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현지시간 10일 보도했습니다.

시위 현장에서 멕시코 국기는 추방 표적이 된 이민자들에게 연대의 구심점이자 혈통의 자부심을 표출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미국인인 엘리자베스 토레스(36)는 지난 9일 아침 로스앤젤레스(LA) 다운타운 연방 구금센터 앞에서 멕시코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였습니다.

조부모가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는 그는 “나는 자랑스러운 미국인이다. 그러나 멕시코의 형제자매들에게도 지지를 보여줘야 한다”라고 멕시코 국기를 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과거에도 LA에서 이민 관련 시위가 있을 때마다 멕시코 국기가 등장하곤 했습니다.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LA 카운티 내 멕시코 출신이거나 멕시코 혈통을 지닌 주민은 340만 명이 넘습니다.

크리스 제페다 밀란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UCLA) 교수는 시위대를 가리켜 “그들은 이민자의 자녀와 손자”라며 “‘부모와 조부모가 어디서 왔는지를 놓고 부끄럽게 만들도록 놔두지 않겠다’라는 반응을 보이는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멕시코 국기를 든 시위대의 모습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측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외국 국기를 든 폭도들이 이민 단속 요원들을 공격하고 있다”라고 비난 글을 게시했습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9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위대를 “외국 국기를 흔들며 폭동을 일으키고 불법 침입자를 추방하려는 연방 법 집행을 방해하는 외국인들”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마크웨인 멀린 상원의원(오클라호마)도 “그들은 실제로 외국 국기를 들고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제정신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평화로운 시위대가 아니다. 불법을 저지르고 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LA 일각에서도 시위 과정에서 멕시코 국기를 흔드는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이민정책에서 다른 곳으로 돌려 시위 명분을 약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공화당 소속 정치평론가인 마이크 마드리드는 멕시코 국기를 흔드는 것이 “미국의 헌법적 권리와 정당한 법 절차에 대한 논쟁을 외국에 대한 충성심과 문화적 동화에 대한 논쟁으로 바꿔버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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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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