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중국 관영매체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이 평소 실용외교를 강조해 온 점에 주목하며 윤석열 정부 때 악화한 한중 관계가 개선의 전기를 맞았다는 기대감이 표출됐습니다.
중국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오늘(4일) 윤 전 대통령에 비해 이 대통령은 대(對)중국 문제에서 “훨씬 정신이 맑고 냉정하다”며 “윤석열 정부 시기에 한중 관계는 최저점에 빠졌다”고 평가했습니다.
뉴탄친은 “그가 실용 외교 정책을 추진해 중국이든 일본·러시아·미국이든 모두 우호적 관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며 “중국은 한국에 중요 무역 파트너이자 안보에 영향을 주는 국가로, 한중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라고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더는 단순한 ‘친미미일'(親美媚日·미국과 친하고 일본에 아첨하다)이 아니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중국의 전문가들도 이재명 정부의 출범으로 윤석열 정부 시절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왕샤오링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부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은 한국이 미중 양극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미래 세계 질서인 다극화 추세에 대비하고, 다른 중견국과 글로벌 역량의 한 극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 다즈강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 연구원은 “한국 새 정부 입장에서는 한국에 유리한 지위를 만들고 경제 성장을 추동하기 위해선 한중 관계를 높은 수준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반드시 직시해야 할 긴박한 과제”라며 “양국 관계의 안정·발전, 양국의 지역 협력 속 소통·협조는 양국의 역내 지위 제고와 일방주의 공동 대응에 특별한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 매체들은 가난한 소년공이었던 이 대통령이 변호사와 정치인으로 성장한 스토리도 집중 조명했습니다.
뉴탄친은 이 대통령이 어려서부터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 했고, 팔을 다쳐 장애를 갖게 되는 등 불우한 시절을 보낸 점, 변호사이자 시민운동가로 살다 정치인이 된 뒤에도 대선에서 연거푸 낙선한 점, 지난해 피습으로 위중한 상황에 놓였던 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사태로 결국 대통령이 된 점 등을 차례로 소개하면서 “이재명은 작은 전설이라 할 수 있다”고 논평했습니다.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이날 오전 뉴스에서 이 대통령의 인생 역정을 상세한 영상으로 전했고, 홍콩 봉황망도 “한국이 가난한 집안 출신 대통령을 맞이했다”며 장문의 인물 소개 기사를 게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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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