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EPA=연합뉴스 자료사진][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동아프리카 문학의 거장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여러 차례 거론됐던 케냐 작가 응구기 와 티옹오가 87세로 별세했습니다.

응구기의 딸 완지쿠 와 응구기는 현지시간 28일 페이스북에 “저희 아버지가 오늘 아침 돌아가셨다. 충만한 삶을 사셨고, 훌륭한 투쟁을 하셨다”고 밝혔습니다.

응구기는 아프리카 현대문학의 거장이자, 아프리카 탈식민주의 문학의 선두 주자로 꼽힙니다.

특히 케냐 토착어 ‘기쿠유어’로 작품 활동을 이어가면서 아프리카인의 시각과 언어로 아프리카를 전 세계에 알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소설 ‘피의 꽃잎들’, ‘까마귀의 마법사’ 등 작품에서 지배층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언어가 민족의 생명력을 어떻게 좌우하는지를 증명했습니다.

한국과의 인연도 각별합니다.

그가 영어 집필 활동을 중단하고 ‘제임스 티옹오’라는 영어식 이름까지 버린 뒤 기쿠유어로 돌아와 처음 집필한 작품 ‘십자가 위의 악마’는 고(故) 김지하 시인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2016년 한국을 방문한 응구기는 연세대 강연에서 이 소설의 줄거리가 김지하의 풍자시 ‘오적’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시를 통해 만났을 뿐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김지하의 정신이 케냐에서 가장 큰 감옥인 카미티 교도소의 6번 독방에서 나와 함께했다”고 회상했었습니다.

응구기는 2016년 박경리 문학상을 받은 바 있습니다.

케냐인 아버지를 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응구기의 작품에 대해 “역사의 변혁이 개인의 삶과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여주는 강렬한 이야기”라고 찬사를 보냈었다고 AP 통신은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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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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