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토 다쿠 일본 농림수산상[연합뉴스 제공][연합뉴스 제공]

일본에서 쌀값 급등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쌀 정책을 총괄하는 각료가 ‘공짜로 얻은 쌀이 많아 사보지 않았다’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가 거센 비판 여론에 이내 고개를 숙였습니다.

오늘(19일) 교도통신과 NHK 등에 따르면 에토 다쿠 농림수산상은 전날 규슈 사가현 사가시에서 열린 집권 자민당 정치자금 행사에서 비축미와 관련해 설명하다가 “저는 쌀은 산 적이 없다. 지원자분들이 쌀을 많이 주신다. 집에 팔 정도로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발언 내용이 알려지자 쌀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 증가로 국민이 힘든 상황에서 쌀 가격 안정화에 힘써야 할 담당 각료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실제로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서 이 발언을 전한 지역 신문 기사에는 이날 오후 1시 30분까지 댓글 1만3천여 개가 달렸습니다.

대부분은 경솔하고 무책임한 언사라고 지적하는 내용입니다.

이에 에토 농림수산상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팔 정도로 있다는 것은 지나친 말이었다”라며 “소비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라고 사과했습니다.

그는 또 쌀을 정기적으로 구매하고 있다고 말을 바꾼 뒤 “실태와 다른 듯한 말을 해서 소란을 일으킨 것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에토 농림수산상은 “결과를 내는 것으로 보답하고자 한다”라며 각료직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습니다.

연립 여당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에토 농림수산상 발언에 대해 “국민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진 정책을 담당하는 각료로서 오해를 살 듯한 발언은 자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지난 12일 쌀값이 18주 만에 소폭 하락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두 배 이상 비싼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는 비축미를 잇달아 방출해 공급량 확대에 나섰으나 대책이 늦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교도통신이 이번 달 17~1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7.1%는 쌀값 급등에 대한 정부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비싼 쌀값은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저조한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요인 중 하나로도 지적됩니다.

#일본 #쌀값 #농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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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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