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항[로이터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관세 전쟁의 여파로 미국 서부 핵심 물류 거점인 로스앤젤레스(LA)항의 지난주 물동량이 작년 동기의 3분의 2 수준으로 급감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보도했습니다.

이 신문은 현지시간 11일 “미국 최대 컨테이너항인 LA항에 지난주 배에 실려 도착한 컨테이너의 수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대략 3분의 1 적었다”면서 “컨테이너선 정박지의 절반 이상이 비어있고, 크레인도 수십 대가 그저 하늘을 가리킨 채 멍하니 서 있었다”고 LA항의 실상을 전했습니다.

LA항의 물동량 감소의 폭은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촉발됐던 ‘대침체'(Great Recession) 때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WP는 “이번 달 LA에 들를 예정이었던 대형 선박의 5분의 1 이상이 이미 입항을 취소했고, 앞으로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 “4월 5.5% 증가했던 LA의 컨테이너 수입량은 이번 달 25% 급감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면서 태평양을 통한 무역 흐름이 급격히 멈춰서는 양상입니다.

지역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도 가시화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LA항에서 하역 작업에 종사하는 노동자는 10여명씩 50개 조에 이르렀으나, 이달 9일에는 33개 조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LA 외에도 시애틀, 휴스턴, 서배너, 조지아, 볼티모어, 뉴욕 등 주요 항구도시들도 대부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거나 조만간 봉착하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CNBC 방송에 따르면 145%의 관세율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중국산 제품을 실은 화물선들이 LA항에 입항하고 있습니다.

이 매체는 “관세 발효 후 1만2천개가 넘는 컨테이너를 싣고 중국에서 온 선박 7척이 캘리포니아 LA항과 롱비치에 도착했다”면서 “며칠 안에 그런 배 5척이 추가로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선박에는 이케아 가구와 수영복 업체 스피도의 수경,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갬블(P&G)의 휴지, 삼성의 회로 기판과 전자레인지·냉장고 부품, LG 가전제품, 레노버의 컴퓨터용 부품 등이 실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NBC는 “소비자 수요와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들에 이런 범주의 제품들은 재고 보충이 필수적이라고 여겨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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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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