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감 도중 재판 받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2022년 8월 미얀마 군사정권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왼쪽에서 2번째)의 모습. 수치 고문은 흰 상의에 마스크를 하고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2022년 8월 미얀마 군사정권의 법정에서 재판을 받는 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고문(왼쪽에서 2번째)의 모습. 수치 고문은 흰 상의에 마스크를 하고 있다.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2021년 2월 미얀마 군사쿠데타 이후 4년 넘게 외부와 철저히 단절된 채 수감 생활 중인 아웅산 수치(80) 미얀마 국가고문의 수감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영상과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현지시간 20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미얀마 군사정권에서 이탈한 인사들의 단체 ‘피플스 엠브레이스’는 2022년 8월과 12월 수치 고문의 재판 모습을 담은 영상과 지난해 1~2월 작성된 수감 생활 관련 기록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에서 수치 고문은 그와 함께 문민정부를 이끈 윈 민트 전 대통령과 나란히 법정에 앉아 재판을 받았습니다.

흰 상의에 마스크를 한 수치 고문은 꼿꼿한 자세로 앉아 있다가 지시에 따라 자리에서 일어나는 등 거동이 불편한 기색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해 초 수감 생활에서 새벽 4시 30분에 시작해 오후 8시 30분에 끝나는 일과를 소화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수치 고문은 늘 불교 염주를 한 채로 매일 아침 한 시간 이상 명상을 하고, 저녁에는 방 안을 산책했습니다.

식사는 전반적으로 간소해 아침으로 계란 반숙 2개, 점심으로 밥과 고기 또는 생선 조금씩, 저녁은 빵과 수프를 먹었습니다.

지난해 초 수치 고문을 마지막으로 목격한 한 미얀마 교도소 관계자는 이 기록이 사실이라면서 “그의 목소리와 걸음걸이는 변함이 없었다”고 가디언에 전했습니다.

또 수치 고문이 자신의 상징과도 같은 ‘머리 꽃 장식’을 다는 것을 그만뒀다고 말했습니다.

수치 고문의 측근으로 같은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2022년 11월 풀려난 호주 경제학자 션 터넬은 그를 마지막으로 봤을 때 “그의 체중이 엄청나게 줄었다”면서도 그의 정신력은 “전혀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수치 고문은 또 다른 수감자들이 에어컨을 이용하지 못하자 자신도 에어컨 사용을 거부하기도 했다고 터넬은 덧붙였습니다.

쿠데타 반대 시위대를 치료했다가 수감된 바 있는 의사 아웅 초 박사는 “기록에 따르면 적어도 하루 동안 수치 고문의 방 온도가 섭씨 31도까지 올랐다”면서 “미얀마 중부의 폭염 속에서 영양·햇빛 부족과 탈수·열사병 위험으로 그의 건강이 나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앞서 지난 2022년 수치 고문은 부패 등 혐의로 33년 형을 선고받았다가, 일부 사면으로 형량이 27년으로 줄었습니다.

1945년 6월 19일생인 수치 고문은 어제 80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미얀마 #군부독재 #아웅산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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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운(zwoon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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