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 시설 공격에 직접 개입할지를 고심하는 가운데, 미국의 이른바 ‘최후의 날 비행기(Doomsday Plane)’ 중 하나가 현지시간 17일 밤 워싱턴 D.C.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로 비행했습니다.
현지시간 18일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 오후 미 남부 루이지애나주 보시어시티에 있던 E-4B 나이트워치는 버지니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경계를 돌아 밤 10시쯤 앤드루스 기지에 착륙한 것이 비행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포착됐습니다.
해당 항공편은 통상 ‘ORDER6’라는 호출 부호를 받는데, 이번에는 ‘ORDER01’이라는 특이한 호출로 주목받았습니다.
E-4B는 대통령을 비롯해 국방부 장관, 합동참모본부 의장 등의 공중 지휘 센터 역할을 합니다.
사이버 공격과 전자파 공격은 물론 핵폭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게 설계돼, ‘최후의 날 비행기’로도 불립니다.
착륙하지 않고도 일주일 동안 공중에 떠 있을 수 있고, 3개 층에 걸쳐 브리핑룸, 회의실, 지휘실 등을 갖추고 있어 비상사태 발생 시 ‘공중 국방부’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E-4B의 비행은 이스라엘과 이란의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개입에 나설지를 고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모았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보안이 강화된 것과 이 임무가 연관돼 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고 매체는 전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중동 지역에 항공모함과 공중급유기를 추가 배치한 바 있습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현지시간 18일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란에 대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다수 군사적 선택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으며 실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우리의 임무는 선택지를 마련하고 준비하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다수 군사적 선택지와 그 파급효과를 설명했음을 시사했습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과 평화 문제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리더라도 미군은 이를 실행할 준비가 되어있다고도 강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이란에 대한 공격 계획을 승인했고, 최종 명령만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며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이런 강경한 목소리와 다른 기류도 감지됩니다.
뉴욕타임스는 익명의 이란 외무부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회담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스티브 위즈코프 중동 특사나 JD 밴스 부통령이 이란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공격을 먼저 중단해야 협상 등 외교에 복귀할 수 있다고 밝혀 왔습니다.
한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현지시간 18일 이란 정부 항공기 2대가 오만으로 향했습니다.
이에 따라 이란의 고위 지도부가 포위된 국가를 떠나거나, 오만의 수도 무스카트에서 긴급 평화 회담이 열릴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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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