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셔널 갤러리가 2007년 벨기에 로콕스하우스에 대여해준 ‘삼손과 델릴라’[EPA 연합뉴스 제공][EPA 연합뉴스 제공]

영국 내셔널 갤러리가 소장한 180억짜리 작품이 가짜라는 의혹이 또다시 제기됐습니다.

일간 가디언과 더타임스는 내셔널 갤러리에 있는 플랑드르 화가 페테르 파울 루벤스의 ‘삼손과 델릴라’가 위작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고 현지시간 17일 보도했습니다.

‘삼손과 델릴라’는 구약 성경의 삼손과 델릴라 이야기를 그린 유화로, 델릴라가 삼손을 배신하는 순간을 강렬한 색채와 명암 속에 담아낸 작품입니다.

가로 205㎝, 세로 185㎝ 크기로, 1609~1610년쯤 그려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내셔널 갤러리는 1980년 크리스티 경매에서 이 작품을 250만 파운드에 사들였는데,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천만 파운드(약 185억 원)가 넘습니다.

삼손과 델릴라의 위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이 그림은 1690년대 사람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가 1929년 세상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나 이를 루벤스 작품으로 기록한 독일 미술사학자 루트비히 부르하르트가 상업적 목적으로 많은 작품을 잘못 기록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이 작품도 의심받았습니다.

붓 터치가 조악하고 델릴라의 드레스 채색이 거칠며, 삼손의 등 근육이 해부학적으로 부정확하다는 의구심도 제기됐습니다.

작품의 뒷면에 현대식 합판이 덧대어져 원작품과 관련된 정보가 가려졌다는 점도 의심을 샀습니다.

이 작품을 위작이라고 보는 루벤스 전문가 카타지나 크시자구르스카 피사레크는 “그들(미술관)은 토론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가 답변 불가능한 논지를 펼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내셔널 갤러리 측은 “삼손과 델릴라는 오랫동안 루벤스의 걸작으로 인정받아 왔으며 진품이 아니라고 의심하는 루벤스 전문가는 단 한 명도 없었다”고 일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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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헌(dohone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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