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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교황 레오 14세는 자신을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이라고 표현하며 교황이라는 직책이 권위나 특권이 아닌 봉사의 자리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이탈리아 일간지 코리에레델라세라 등에 따르면 레오 14세 교황은 현지시간 10일 바티칸 시노드홀에서 추기경들과 만나 “여러분은 제 능력을 넘어서는 역할을 수행하도록 저를 도와주고 있다”며 “저는 단지 겸손한 종일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이 모든 추기경을 한자리에서 만난 것은 지난 8일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이후 처음입니다.
그는 “교황은 성 베드로부터 시작돼 그의 부족한 후계자인 저에 이르기까지 오직 하느님과 형제들을 섬기는 겸손한 종일 뿐”이라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러한 자세는 많은 전임자가 보여주셨다”며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봉사에 완전히 헌신하고, 절제하고 본질만을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잘 드러내 주셨다”고 덧붙였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소중한 유산을 이어받아 여정을 계속하자”며 자신을 선출한 추기경들에게 1960년대 열린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단행된 주요 교회 개혁에 대한 헌신을 당부했습니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레오 14세 교황이 지난달 21일 선종한 전임 교황 프란치스코의 비전과 개혁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는 ‘레오 14세’라는 교황명을 선택한 이유에 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이 교황명은 1903년에 선종한 레오 13세 교황을 계승한다는 뜻으로, 레오 13세는 1891년 가톨릭교회 역사상 최초로 사회 문제만을 다룬 ‘노동헌장’ 회칙을 반포해 현대 가톨릭 사회교리의 초석을 놓았습니다.
문헌의 첫 구절을 따 ‘레룸 노바룸'(Rerum novarum·새로운 사태)이라고 불리는 이 회칙은 산업혁명 이후 노동자들의 비참한 현실을 지적하고 자본주의 이념과 사회주의 이념의 문제점을 함께 비판하면서 복음적 시각을 바탕으로 대안을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은 “오늘날 교회는 또 다른 산업혁명, 즉 인공지능(AI)의 발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인간의 존엄성과 정의, 노동을 보호하는 데 있어 새로운 도전을 야기하고 있다”며 AI를 인류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로 지목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도 AI가 인류에 끼칠 수 있는 위험을 강하게 경고해왔으며, 국제 조약을 통한 규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살상 무기 사용 여부와 같은 중요한 결정을 사람 대신 기계가 내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레오 14세 교황의 즉위 미사는 오는 18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거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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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