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의 사이가 극도로 악화하면서, 미국 최고의 ‘파워 커플’ 중 한 쌍으로 꼽히는 밀러 부부가 난감한 입장이 됐다고 CNN 방송 등이 현지시간 7일 보도했습니다.
남편 스티븐 밀러는 트럼프 대통령을 보좌하는 백악관 정책담당 부비서실장이며, 부인 케이티 밀러는 최근 수개월간 머스크의 고위 측근으로 일하면서 정부 안팎에서 그의 인터뷰 관리 등 공보업무를 맡아왔습니다.
케이티는 올해 2월 중순부터 백악관에서 특별공무원 신분으로 대통령 선임고문 겸 대통령 정보자문위원을 맡아 머스크가 수장이던 ‘정부효율부(DOGE)’의 공보업무를 총괄했습니다.
그러다가 지난달 30일 머스크가 DOGE 업무를 그만두면서 케이티도 백악관 직책을 포기하고 머스크를 따라가서 그에게 필요한 정부 외 공보업무를 맡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케이티는 5월 말과 6월 초 텍사스를 찾아 머스크가 스페이스X 스타십 우주선 발사와 관련해 진행한 언론 인터뷰를 관리했습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인 이달 5일 남편 스티븐의 상관인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케이티의 상사 머스크 CEO가 격렬하게 소셜 미디어로 말다툼을 벌였고, 이 때문에 케이티의 입장이 무척 난처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체제에서 최고의 인사 기준은 ‘충성심’이며, 이 때문에 밀러 부부의 정치적 운명이 어떻게 갈릴지 주목된다는 관측과 함께 온갖 추측이 나돌고 있다고 CNN은 전했습니다.
트럼프 측근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한 인물은 “모든 이들이 (밀러 부부의 정치적 운명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케이티와 함께 일했던 한 트럼프 정부 관계자는 CNN에 케이티가 결국은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며 “일론(머스크)과 트럼프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지만 양쪽 모두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스티븐 밀러 부비서실장의 앞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트럼프 측근 인사들 중에서도 스티븐 밀러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바로 다음가는 실세이며, 만약 와일스가 물러난다면 그가 후임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한 백악관 고위 인사는 “이런 모든 것들이 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며 “케이티가 일론으로부터 봉급을 받는 것은 스티븐에게 좋지 않다”고 CNN에 말했습니다.
그러나 다른 백악관 고위 인사는 “트럼프는 수지 다음으로 스티븐을 믿고 의존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 최고 실세들 사이에서는 케이티가 머스크 밑에서 일한다는 점은 남편과는 무관한 일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밀러 부부는 트럼프 1기 집권기인 2018년에 백악관에서 만나 교제를 시작했으며 2020년 2월 워싱턴DC의 트럼프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당시 결혼식에는 트럼프 대통령도 하객으로 참석했습니다.
2021년 초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후 남편 스티븐은 보수 시민단체 ‘아메리카 퍼스트 법률재단’을 창립했고 부인 케이티는 민간 부문에서 애플 등 대기업의 컨설턴트로 일했으며, 두 사람 모두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를 위한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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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림(l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