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아체 특별자치주에서 혼외 성관계를 한 남녀가 회초리로 각각 100대를 맞는 공개 태형을 받았습니다.
아체주는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시행하는 곳으로, 혼외 성관계뿐만 아니라 도박과 음주도 태형으로 처벌합니다.
현지시간 4일 AFP 통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 서부 아체주 법원은 혼외 성관계를 한 혐의를 받는 남녀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태형을 집행했습니다.
태형은 공원에서 다른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이뤄졌습니다.
갈색 옷으로 온몸을 덮고 두건으로 얼굴까지 가린 남녀 집행관은 나무 회초리로 남녀 피고인의 등을 한 번에 10대씩, 총 100대씩 내리쳤습니다.
아체주는 2019년부터 여성 피고인은 여성 집행관에게서 태형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태형이 집행되는 동안 공원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의료진이 대기했습니다.
이 남녀 외에 도박과 음주 혐의로 기소돼 태형을 선고받은 다른 피고인 3명도 모두 49대의 회초리를 맞았습니다.
일리자 사아두딘 자말 반다아체 시장은 “우리는 (혼외) 성관계, 음주, 온라인 도박을 저지른 이들에게 태형을 집행했다”며 “이는 지역사회 전체에 도덕적 교훈이 되고 피고인들에게는 회개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슬람 근본주의 성향이 강한 아체주에서는 오랫동안 독립운동이 벌어졌고, 2001년 중앙정부로부터 특별자치주로 인정받았습니다.
2003년 인도네시아에서 유일하게 샤리아를 법으로 채택했으며, 2015년부터는 이슬람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이를 적용했습니다.
이 때문에 혼외 성관계, 동성애, 도박, 음주는 물론이고 여성이 몸에 붙는 옷을 입거나 남성이 금요일 기도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태형을 받게 됩니다.
올해 2월에는 동성끼리 성관계를 한 남성 2명에게 공개 태형이 가해졌습니다.
인권단체는 공개 태형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체주 주민들은 오히려 태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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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