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오늘 열릴 예정이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회담이 하루 연기됐습니다.

워싱턴 연결해 이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정호윤 특파원 전해주세요.

[ 기자 ]

네, 워싱턴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미국까지.

세 나라 정상들의 연이은 불참 선언으로 가뜩이나 김이 빠진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이 하루 더 밀렸습니다.

러시아 대표단은 회담이 열리는 튀르키예 이스탄불에 도착했는데요.

우크라이나 대표단이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종전 회담은 자연스럽게 하루 연기됐습니다.

회담을 앞둔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해 보입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협상단을 권한도 없는 ‘장식품’에 빗댔고요.

이들을 ‘2급 대표단’이라고 표현한 언론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을 ‘광대’ ‘패배자’라고 비꼬며 신경전을 이어갔습니다.

양측의 공방 연이어 들어보시겠습니다.

<블라디미르 메딘스키/러시아측 협상단장> “우리 대표단은 푸틴 대통령의 행정 명령으로 지명됐고 모두 협상에 필요한 전문성과 권한을 갖고 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우크라이나 대통령> “러시아 협상단이 어떤 권한을 갖고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러시아에서 누가 결정을 내리는지 우리 모두는 알고 있으니까요.”

[ 앵커 ]

이번 회담이 큰 관심을 모았던 건 당사국인 세 나라 정상이 어쩌면 한 자리에 모일 수도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는데요.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죠?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애초 종전 회담을 제안한 것은 러시아였는데요.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럴거면 ‘푸틴도 트럼프도 다 같이 보자’라고 역제안을 했고요.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이 온다면 나도 갈 의향이 있다’라고 하면서 공은 푸틴 대통령에게 넘어갔는데요.

푸틴 대통령이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세 정상 모두 불참하게 된겁니다.

자연스럽게 회담의 동력이 떨어졌고요.

앞서 전해드린 것처럼 대표단의 수준을 두고 서로를 비판하며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는 겁니다.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말을 들어보실텐데요.

이번 회담에 거는 기대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음을 알 수 있습니다.

들어보시죠.

<마코 루비오/미국 국무장관> “솔직히 내일 대단한 일이 일어나리라고 기대하지 않습니다. 유일한 돌파구는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 간 회담입니다.”

[ 앵커 ]

루비오 장관 말은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서 풀어야 한다’ 이런 의미인데요.

가능성이 있습니까?

[ 기자 ]

네 먼저 트럼프 대통령도 오늘 비슷한 발언을 해서 그 얘기부터 할까하는데요.

중동 순방 막바지에 접어든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에미레이트로 가는 전용기 안에서 푸틴 대통령을 입에 올렸습니다.

자신과 푸틴 대통령이 만나기 전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스스로도 이번 이스탄불 종전 회담에 별 기대를 안하고 있음을 밝힌 셈인데요.

다만 자신이 중동을 떠나기 전, 푸틴 대통령이 마음을 바꾼다면 전용기 기수를 이스탄불로 돌릴 수도 있음을 내비쳤습니다.

들어보시죠.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무슨 일이 생긴다면 금요일에 갈 겁니다. 하지만 지금 협상 중인 이들이 있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뭔가 해내길 바랄 뿐입니다.”

하지만 러시아는 푸틴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못박았습니다.

러시아 크렘린궁의 입장입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크렘린궁 대변인> “지금은 (푸틴 대통령이 나설) 계획이 없습니다. 이스탄불에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협상단이 있습니다.”

분위기를 종합해보면 협상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신경전만 가열되고 있고 알맹이 없는 회담이 될 공산은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결국 실질적인 종전을 위해서는 정상 간 담판만이 해법이 될거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트럼프와 푸틴, 젤렌스키의 기싸움이 더욱 팽팽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연합뉴스TV 정호윤입니다.

#트럼프 #우크라이나 #푸틴 #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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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윤(ikar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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