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날 겨울밤 골목에는 두 개의 겨울이 공존했다. 불 위에 굽는 겨울과, 김 속에 찌는 겨울이었다. 통 안에서 숯불에 익어가던 군고구마와 군밤은 ‘굽는 겨울’의 얼굴이었고, 하얀 김을 헤치며 모습을 드러내던 호빵은 ‘찌는 겨울’의 표정이었다. 굽는 겨울이 손을 데웠다면, 찌는 겨울은 마음과 관계를 데웠다.호떡도 빼놓을 수 없다. 찬바람 부는 길모퉁이에서 뜨거운 앙코물에 한 번쯤 식겁하게 만들던 그 호떡. 이름 때문에 자연스럽게 떡을 떠올리지만, 발효한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굽는 호떡은 떡이 아니라 빵이다. 빵이 흔치 않던 시절, 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