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 개체 수 급증으로 심각한 농작물 피해를 겪는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에서, 최근 실시한 첫 야생동물 전수조사 결과 원숭이가 700만 마리 이상으로 집계됐다고 AFP통신이 전했습니다.
현지시간 13일 통신에 따르면 스리랑카 농업부 산하 농업연구훈련소(ARTI)의 대표 A.L. 산디카는 취재진에 “당초 원숭이 집계 결과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 재점검해 (700여만 마리라는) 최종 결과에 이르게 됐다”며 이는 수년 전 조사에서 나타난 결과와 비슷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의 이번 발언은 안톤 자야코디 농업부 차관이 “믿을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며 지난주 원숭이 집계 결과에 의구심을 제기한 뒤 나온 것입니다.
당국은 동물의 작물 훼손에 분노한 일부 농부들이 인구 2,100만여 명의 스리랑카에서 심각성을 부각하려고 원숭이 개체 수를 과장했을 수 있다고 봤습니다.
전수조사는 지난 3월 15일 오전 8시부터 5분간 농장이나 주택가에 나타나는 원숭이와 공작 등을 일제히 파악해 정해진 양식에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습니다.
조사 결과 원숭이 외에 큰다람쥐는 260만여 마리, 공작 470만여 마리로 집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수조사는 농작물을 훼손하는 야생동물을 파악해 정책 수립 자료로 삼기 위해 실시했는데, 일각에선 이번 조사가 완전히 실패작이라는 비판도 제기됐습니다.
코끼리의 경우 주요 농작물 파괴 동물임에도 신성한 동물로 보호되기 때문에 전수조사에서 제외됐다는 의견도 정부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습니다.
야생동물 문제가 심각해지자 2023년 농업부 장관이 원숭이 약 10만 마리를 중국으로 수출하는 방안을 내놓았다가 환경 단체들의 강한 반발에 무산되기도 했습니다.
당국은 2023년 보호동물 명단에서 원숭이 3개 종과 공작, 멧돼지를 제외하고 이들 동물 사냥을 허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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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