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현지시간) 이란 미사일 공격을 받은 연구소를 방문한 네타냐후 총리[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과의 대결 국면에서 정치 인생 최대의 ‘승리’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이란 핵시설을 공격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임으로써 여론의 굳건한 신임 속에 총리 연임까지 넘볼 수 있게 됐다는 관측입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현지시간 22일 ‘트럼프의 이란 공격이 네타냐후의 정치적 재기를 굳혔다’라는 제하 기사에서 이란을 상대로 한 이스라엘과 미국의 공격이 이스라엘 국민에겐 네타냐후의 승리로 인식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2023년 10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던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 저지’라는 숙원 달성에 바짝 다가서면서 정치적 회생의 여건이 마련됐다는 것입니다.
NYT는 “많은 이스라엘 국민에게 이 성공은 ‘안보 수호자’로서의 그의 명성을 되살리고, 재선 가능성을 높이며, 앞으로 몇 주간의 상황 전개에 따라 그의 역사적 유산을 더욱 공고화할 수도 있다”라고 논평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의 전기 작가인 마잘 무알렘도 “오늘 밤은 네타냐후가 1996년 처음 집권한 이후 가장 위대한 업적을 달성한 날”이라고 찬사를 보냈습니다.
그는 “대중의 관점에서 볼 때, 그는 이스라엘 건국 이래 가장 큰 위협으로 여겨지는 것에 맞서 승리를 거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이란 핵시설 폭격이 확실한 성공을 거뒀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이미 여론의 확고한 지지 속에 ‘영웅’으로 떠올랐습니다.
네타냐후의 강력한 비판자들조차 태도를 바꿨습니다.
이스라엘 제1야당인 예시아티드의 야이르 라피드 대표는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그(네타냐후)가 이 순간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라며 “이것은 네타냐후에게도 성공이고, 트럼프에게도 성공이며, 자유세계에도 성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숙적 이란을 때려 국민적 신망을 얻은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전쟁 휴전 협상에서도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그간 연정 상대인 극우 진영의 눈치를 보느라 하마스와의 휴전 협상에서 비타협적인 입장을 고수해야 했습니다.
여론은 생존 인질 귀환을 위한 휴전을 원했지만, 강력한 군사작전을 통한 하마스 궤멸을 원하는 극우 진영은 휴전할 경우 연정에서 탈퇴해 네타냐후 총리를 실각시키겠다고 위협해 왔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연합 세력을 설득해 인질 문제를 해결하고 휴전을 끌어낼 수 있다면, 미국의 중재로 추진되다 가자 전쟁으로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수교 논의도 급물살을 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아랍 세계의 맹주인 사우디와의 수교는 네타냐후 총리의 또 다른 숙원입니다.
사우디는 가자 전쟁이 종식되고 팔레스타인이 하나의 독립적 국가로 인정받는다면 이스라엘과 수교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이스라엘이 최근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로 공존하는 ‘두 국가 해법'(two-state solution)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온 점이 네타냐후 총리의 아랍권 외교에 걸림돌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네타냐후 #이란 핵시설 공격 #정치적 승리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