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보 요직에 경험자보다 충성파를 기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막상 이란과 전쟁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 부닥치자 보수 성향 방송 진행자 출신 국방장관보다 군 경험이 풍부한 장성들에 의존한다는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현지시간 19일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시설 공격 여부를 고민하면서 의견을 구하는 핵심 참모진에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과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둘은 지명 당시부터 주요 내각 자리를 맡기에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올해 45세인 헤그세스 장관은 주 방위군 소령 출신으로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복무했지만 중요한 군사 정책에 관여하거나 대규모 조직을 운영해 본 경험이 없습니다.
그는 보수 성향 폭스뉴스에서 진행자로 활동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눈길을 끌었고, 장관 취임 뒤에도 중요한 정책 현안보다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 폐지 등 보수 진영 의제에 더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개버드 국장(44)은 민주당 소속으로 8년간 연방 하원의원을 지냈으며, 정책 이견 등을 이유로 탈당한 뒤 지난해 공화당에 가입해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습니다.
육군 주 방위군으로 활동했고 현재 예비군 중령이지만 미국의 18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DNI 국장을 맡기에는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둘 대신에 더 경험이 많은 ‘1급 참모’들의 조언을 받고 있는데, 여기에는 J.D. 밴스 부통령, 댄 케인 합참의장, 마코 루비오 국무부 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포함됩니다.
최근 이란 대응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헤그세스 장관보다 케인 합참의장과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에 더 의지하고 있다고 3명의 미국 당국자가 WP에 말했습니다.
당국자들은 쿠릴라 중부사령관과 케인 합참의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적 선택지 논의를 주도하고 있으며, 두 4성 장군이 헤그세스 장관과 그의 국방부 참모들을 대체로 건너뛰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한 당국자는 “아무도 헤그세스와 말하지 않는다”면서 “작전과 관련해 헤그세스와 백악관 간에는 아무 접점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도 초반에는 국방부 장관으로서 논의에 참여했습니다.
그러나 헤그세스 장관은 국방부 내부의 정보 누설과 불신 문제에 몰두하느라 중요한 정책 현안에 집중하지 못 해왔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개버드 국장의 경우 핵폭탄 투하 80주년을 앞두고 일본 히로시마에 출장을 다녀왔다가, 핵전쟁 위기를 우려하는 영상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눈 밖에 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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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lees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