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여 년 전, 미국인 호머 헐버트(Homer B. Hulbert)는 조선 사회를 보며 한 가지 사실을 누구보다도 선명하게 깨달았다.“세계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국가는 결국 시대의 부재 속에 머물게 된다.”그가 남긴 이 통찰은 오늘 우리의 현실을 비추는 거울처럼 느껴진다.19세기 말 조선은 세계사의 격랑 앞에 서 있었다. 제국주의 열강이 서로의 세력을 넓히기 위해 아시아로 몰려들고, 세계 질서는 전에 없던 속도로 재편되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조선은 그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내부의 피로, 제도의 경직, 그리고 무엇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