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슬람 최고 성지인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와 메디나에서 올해 정기 성지순례인 하지가 현지시간 4일 시작됐습니다.
매년 이슬람력 12월 7∼12일 치러지는 하지는 무슬림이 반드시 행해야 할 5대 의무 중 하나로 가장 성스러운 종교의식입니다.
이슬람교도라면 재정 여건이 허락하는 한 일생 반드시 한 번은 이슬람 발상지인 메카와 메디나를 찾아야 합니다.
사우디 당국은 오는 9일까지 최장 엿새간 이어지는 이번 하지 기간 낮 최고기온이 40도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순례객이 열사병, 탈수증 등 건강 문제를 겪을 수 있다고 보고 대비 중입니다.
국영 SPA 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보건부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4시 사이에는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라”며 성지에서 이동할 때는 양산을 쓰고 수시로 물을 마시라고 권고했습니다.
또 가볍고 밝은 옷을 입어 몸에 열이 흡수되는 것을 최소화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사우디 당국은 작년 하지 때 온열질환으로 총 1천301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한 바 있습니다.
AFP 통신은 사우디 당국이 순례 경로에 냉방장치 400대를 설치하고, 그늘 면적을 작년보다 5만㎡ 늘리는 한편 의료진 수천명을 추가로 배치하는 등 폭염 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메카 전역에 드론을 띄워 확보한 현장의 실시간 영상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해 인파 과밀에 따른 사고 위험을 관리할 방침입니다.
하지엔 매년 100만명이 넘는 순례객이 참여하는 만큼 사건사고도 발생합니다.
2015년 9월 하지에서 메카 인근 미나 지역에 순례객들이 밀려 넘어지며 2천명 넘게 압사하는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1990년 7월엔 하지에 이어지는 이드 알아드하 때 메카로 가는 보행용 터널에서 1,400여명이 압사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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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흠(makehm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