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질랜드에서 럭비 경기를 하듯 두 명이 맨 몸으로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럭비 태클 챌린지’ 게임이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유행하는 가운데 이 게임을 하던 10대가 정면충돌로 인한 부상으로 사망했다고 AP 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 25일 뉴질랜드 북섬 남부 파머스턴노스에서 19세 남성이 친구들과 럭비 태클 챌린지를 하다가 머리를 크게 다쳐 이튿날인 26일 숨졌습니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한 젊은이가 소셜미디어 광풍에 휘말려 목숨을 잃었다”면서 “엄청난 비극”이라고 말했습니다.
‘런잇'(RUNIT) 또는 ‘런잇 스트레이트'(RUNIT straight)로 알려진 이 게임은 20m 길이의 경기장 양쪽 끝에 있는 두 선수가 아무런 보호 장비 없이 정면충돌해 승패를 가립니다.
참가자에게 상금을 제공하는 리그까지 생기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몇 주 사이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에서 열린 두 차례 시범경기에는 선수 8명이 참가해 1천여 명의 관중 앞에서 2만 뉴질랜드달러(약 1,600만 원)의 상금을 놓고 경쟁했습니다.
리그 측은 다음 달 최대 25만 뉴질랜드달러(약 2억 원)의 상금이 걸린 챔피언십 대회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리그는 웹사이트에서 이 게임을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새로운 충돌 스포츠”라고 광고합니다.
하지만 헬멧 등 보호 장비를 갖추지 않고 정면충돌하는 경기 특성상 부상자가 잇따르는 가운데 사망 사고까지 터지면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오클랜드에서 열린 한 경기에서는 참가자 2명이 의식을 잃고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참가자가 충돌한 뒤 쓰러져서 한동안 몸을 가누지 못하거나 전신 경련을 일으키는 등 부상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상들이 퍼지고 있습니다.
‘오클랜드 헤드웨이 뇌 손상 협회’의 스테이시 모브레이 대표는 라디오 뉴질랜드와 인터뷰에서 “끔찍하고 정말 고통스러운 영상들이 있다”면서 “발작을 일으키거나, 명백한 뇌 손상을 입는 것을 볼 수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 단체는 성명을 내고 “이런 유행은 무모한 행동을 미화하며, 단 한 번의 뇌진탕이나 외상성 뇌 손상(TBI)이 청소년의 삶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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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