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캐나다의 한 ‘엄마 러너’가 100㎞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에서 중간중간 모유 수유를 하고도 우승을 차지해서 화제입니다.
현지시간 25일 캐나다 CTV 뉴스에 따르면, 인권 변호사이자 울트라 러너인 스테파니 케이스가 지난 주말 웨일스에서 열린 울트라 트레일 스노도니아 레이스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그는 경기 중 6개월 된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경쟁자들보다 30분이나 늦게 출발하고도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평소 꾸준히 울트라 마라톤에 참여하던 케이스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달리기를 멈췄습니다.
두 번의 유산, 그리고 세 번의 체외수정 시술로 러닝화를 신을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다 마침내 임신에 성공해 딸 페퍼를 낳았고, 3년 만에 대회에 다시 나섰습니다.
이번 대회는 오는 7월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릴 100마일 경주를 앞두고 기량 점검차 나간 것이었습니다.
케이스는 CTV 뉴스와 인터뷰에서 “7월 대회를 앞두고 부담감을 털어내고, 경주 중간에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하는 연습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엘리트 주자 그룹이 출발한 지 30분이나 지난 뒤 출발하고, 경기 중간 여러 차례에 걸쳐 모유 수유를 하고도 100㎞를 16시간 53분 22초 만에 완주했습니다.
본인도 놀란 ‘깜짝 우승’이었습니다.
95㎞ 지점부터는 구토를 참기 어려울 정도였지만, 완주할 수 있던 원동력은 역시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딸이었습니다.
케이스는 “달리면서, 지난 3년 동안 내가 아무것도 잃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며 “엄마로서 이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쁨과 힘을 얻었다, 딸에게 엄마 러너가 얼마나 놀라운 존재인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케이스의 우승 소식은 전 세계 누리꾼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이에 그는 모든 엄마에게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고 격려했습니다.
다만 “내가 한 일이 다른 엄마들에게 영감을 주는 데 도움이 된다면 기쁘지만, 그렇다고 엄마들이 모든 일을 다 해내야 한다는 데는 동조하지 않는다”며 “100㎞ 달리기를 하든 소파에 누워 휴식을 취하든, 중요한 건 자신과 아이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연합뉴스TV 기사문의 및 제보 : 카톡/라인 jebo23
이준흠(humi@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