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대학들이 인공지능(AI) 챗봇을 악용한 표절을 방지하려고 쓰는 표절 탐지 서비스의 오류율이 높아, 사람이 직접 쓴 것인데도 표절물이라고 잘못 판정하는 경우가 잦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표절했다는 누명을 쓰고 억울한 일을 당할까 봐 대학생들이 과제 작성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하는 방식으로 직접 쓴 증거를 남겨놓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현지시간 1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휴스턴-다운타운 대학교 전산학과 학생 리 버럴(23)은 2학년 초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버럴은 작문 과목 최종 성적의 15%를 차지하는 자기소개서 작성 과제에서 교수로부터 ‘AI 챗봇 표절로 판정됐다’는 통보를 받고 0점 처리를 당했습니다.
그는 실제로는 AI 챗봇에 과제를 맡긴 적이 없고, 이틀에 걸쳐 직접 글을 썼다고 합니다.
하지만 학교 측이 표절 여부 판정을 위해 사용하는 ‘터니틴'(Turnitin) 서비스는 버럴의 글을 AI가 생성한 것으로 판정했습니다.
다행히도 구글 독스에는 버럴이 작성하고 다듬는 과정이 상세히 남아 있었으며, 그는 이런 증거자료를 PDF 파일로 만들어 누명을 벗을 수 있었습니다.
그 다음번 작문 과목 과제물을 제출할 때 버럴은 글쓰기 과정 전체에 시간대를 표시해 고속으로 유튜브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했습니다.
지난해 퓨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10대 청소년 중 26%는 학교 과제에 챗GPT를 이용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AI를 악용한 표절이나 온라인 시험 부정행위가 최근 수년간 급증하면서 학교들은 이를 적발하겠다며 표절 탐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서비스들의 신뢰성이 높지 않다는 점입니다.
메릴랜드대가 최근 12개 AI 표절 탐지 서비스의 정확도를 조사한 결과, 인간이 쓴 글을 AI가 생성했다고 잘못 판정하는 비율이 평균 6.8%에 이르렀습니다.
뉴욕주립 버팔로대에서는 AI 표절 탐지 서비스의 사용을 중단토록 대학 당국에 촉구하는 청원에 1천여 명이 서명했습니다.
버팔로대 당국은 청원을 받아들일 뜻이 없다고 밝혔으나,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밴더빌트대, 조지타운대 등은 신뢰성 문제를 거론하며 터니틴의 AI 표절 탐지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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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섭([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