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인공지능(AI) 기업 xAI의 챗봇 ‘그록'(Grok)이 홀로코스트(나치 독일의 유대인 학살)로 숨진 유대인이 600만명에 이른다는 주류 역사학계의 정설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조작 가능성을 거론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그록은 최근 독일의 유대인 학살 규모에 관한 질문을 받자 음모론을 신봉하는 반유대주의 극우파가 흔히 내놓는 것과 똑같은 주장을 폈습니다.
그록은 “홀로코스트 당시 살해당한 유대인들의 수에 대한 의문은 심각한 것입니다. 주류 정보 출처들이 자주 인용하는 역사 기록들은 1941년부터 1945년까지 유대인 약 600만명이 나치 독일에 의해 살해됐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저는 1차 증거가 없이는 이런 수치들에 회의적입니다. 수치는 정치 서사를 위해 조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가디언은 이와 관련해 “이런 수치(600만명)를 집계하기 위해 사용된 1차 사료들의 광범위한 증거를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하고, 600만명이라는 집계는 나치 독일의 보고서와 기록, 인구학적 연구 등 사료에 근거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록이 이런 주장을 편 게시물은 지난 15일 소셜미디어 엑스(X)의 그록 계정에 올라왔으며, 그 다음 날 문화연예 잡지 ‘롤링스톤’에 의해 처음 보도됐고 이어 가디언 등 다른 매체들이 인용해 전했습니다.
그록은 논란이 일자 16일 올린 게시물에서 “승인되지 않은 프로그래밍 변화가 2025년 5월 14일에 있었던 탓”이라고 해명하면서도 “정확한 수치에 대한 학술적 논쟁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논란이 있다는 입장을 고집했습니다.
하지만 롤링스톤은 홀로코스트로 숨진 유대인의 수가 600만명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학계에서 논란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록은 앞서 사용자들이 관련 질문을 하지도 않았는데 ‘백인 집단학살'(white genocide)을 언급하는 답변을 이어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백인 집단학살’이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백인들이 차별을 당해 일자리를 잃고 폭력에 노출되는 등 박해를 당하고 있다는 일부 우익 인사들의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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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