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중이 상호 고율 관세를 대폭 인하하면서 미중 간 무역이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데요.
베이징 연결합니다. 배삼진 특파원.
(예, 베이징입니다) 미중이 90일 동안 115%의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한 건데, 중국 쪽 분위기는 어떻습니까?
[기자]
예, 미중이 고율관세를 90일간 인하하면서 양국 간 교역이 재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관영 CCTV가 미국 데이터 분석업체 ‘비전’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12일 기점으로 컨테이너 운송량이 전주 대비 277% 증가했습니다.
상하이 최대 물류 통관 업체인 신포보는 최근 거의 모든 부서가 야근하며 통관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미국 수입업체들은 유예기간 90일 이내에 물건을 받기 위해 주문을 몰아넣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중국에서 미국으로 물건을 보내기 위해선 해운 기준 두 달 정도가 걸립니다.
유예기간 내 미국에 제품을 보내려면 한 달 내에 생산해서 선적을 완료해야 합니다.
원저우의 한 신발공장의 경우 미국 판매처의 연락을 받고 휴가를 보냈던 직원들을 다시 불러 야간작업까지 풀가동 중이라고 현지 매체들이 전했습니다.
중국은 비관세 조치도 속속 풀고 있습니다.
희토류 수출의 경우도 일부 업체에 대해서는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인수를 거부했던 보잉사 항공기 3대 역시 인수 금지 조치가 해제됐다는 소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은 다만 미국이 펜타닐과 관련해 유지하고 있는 관세 20%에 대응한 조치는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허용첸/중국 상무부 대변인> “수입 자동차와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미국의 232항 관세와 수입 의약품에 대한 232항 조사에 대해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전형적인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의 행위라고 봅니다.”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주말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시진핑 주석은 미국보다는 중남미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모습이네요.
[기자]
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미중 무역협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면서 이번 주말 시진핑 국가주석과 통화할 수 있다고 밝혔죠.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담판 가능성도 언급했는데요.
톱다운 방식의 해법 모색 의지를 드러낸 건데, 시 주석이 순순이 응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트럼프 1기 무역전쟁 사례를 비춰보면 미중은 대화를 시작하고서도 18개월 동안 관세 인상과 제재 등 보복 조치에 나서며 치열한 샅바싸움을 벌였습니다.
시 주석은 미국보다는 내 편 끌어들이기에 더 열중하는 모습입니다.
이번 주 중국을 방문한 브라질과 칠레, 콜롬비아 정상을 만나서는 함께 다자주의를 수호하고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맞서자고 강조했는데요.
브라질 등 중남미 5개 국가에는 무비자 정책까지 시행하며 우군 확보에 나섰습니다.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 국가공동체 포럼 장관급 회의에서는 직접 연설에 나서며 그야말로 친근감을 드러냈는데요.
90일의 관세 휴전으로 파국은 피했지만 미중은 독자시장 구축 등 새 무역질서를 위한 새판 짜기를 진행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미국의 뒷마당이라 할 수 있는 중남미 등 ‘글로벌사우스’를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국제 정세가 어떻게 변하더라도 중국은 항상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국가의 좋은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앵커]
미중 간 기술 경쟁도 첨예하게 진행되고 있는데요.
중국이 미국에 있는 자국 출신 연구자들을 귀국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고요.
[기자]
예,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또다시 중국 태생 과학자들에 대한 압력이 재개됐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과학 연구소와 대학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이고, 외국 출신 연구자와 유학생들의 체류 자격을 박탈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요.
이렇게 연구비 지원 축소와 반이민 정책 등으로 귀국을 고민 중인 자국 연구자들 유치에 나선 겁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파격적인 급여로 유치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박사후 과정’ 연구자들에게 연 10만달러, 우리 돈 약 1억4천만 원의 급여를 제안하고 있는데, 이는 중국 내 같은 연구자들의 평균 급여보다 2배 이상 많은 금액입니다.
중국 정부는 과거부터 미국·유럽 등 주요 국가로 유학을 떠난 이공계 인재를 중심으로 귀국을 독려해 왔는데요.
최근에는 중국 내 연구 환경과 대우가 개선되면서 귀국을 선택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정부는 테크기업을 위한 대규모 금융 지원 방안도 내놨습니다.
미중 간 핵심 승부처인 첨단기술에서 ‘자립자강’를 이루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는 겁니다.
그러면서 기술유출을 막기 위한 자국 학자들에 대한 단속도 강화 중입니다.
최근 중국 방첩기관은 국제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려는 자국 학자들이 국내 정보를 해외기관에 넘기는 사례가 있다며 안보 범죄 연루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앵커]
극단적인 날씨로 몸살을 앓고 있는 중국의 일부 지역은 최고 기온이 벌써 40도에 달하면서 일교차가 20도를 넘는다는데요.
그 밖에 중국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중국 대륙이 5월인데도 무더위로 뜨겁게 달궈지고 있습니다.
중북부 허베이와 허난, 산시 등 일부 지역은 오늘 최고 기온이 40도에 달했습니다.
반면 엊그제 베이징에는 달걀 크기만 한 우박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속출했는데요.
자동차 유리 파손 등 피해가 접수된 신고만 4만5천건이 넘었습니다.
중국 후난성의 한 은행에서는 지병이 있던 60대 노인이 예금을 인출하려다 사망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까다로운 본인 확인 절차 때문인데, 본인 확인용 안면 인식기의 오류가 2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견디지 못하고 숨진 겁니다.
장쑤성에서는 80대 시각장애인 노인이 얼굴정보를 전자시스템에 등록하지 못해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얼굴 스캔 때 눈 깜빡이기 등을 요구하기 때문인데, 장애인 원천 배제 논란에 내달부터는 새 규정을 도입한다고 합니다.
중국 ‘반도체 굴기’의 상징인 칭화유니의 창업자인 자오웨이궈 전 회장에게 사형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습니다.
자오 전 회장은 국가 경제에 수천억원대 손실을 입히고, 국유자산을 불법 점유하는 등 부패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그의 몰락은 중국이 10년간 추진해온 반도체 사업 육성 전략의 좌절을 상징하는 사건으로 평가됩니다.
2021년 파산 절차 도중 헐값 매각에 반대하는 공개성명을 발표하며 당국에 반기를 든 점이 괘씸죄로 작용했다는 분석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차이나워치였습니다.
[영상편집 박창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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