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생 침팬지가 약용식물을 문지르거나 씹어 발라서 자신 또는 다른 침팬지의 상처를 치료하는 등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학술지 ‘진화 및 생태 첨단연구'(Frontiers in Evolution and Ecology)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현지시간 14일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우간다의 부동고 보호구역 현장사무소(BCFS)에서 작성한 30여년 간의 관찰 기록과 현장 연구자들이 촬영한 영상 외에 모든 행동을 근거리에서 직접 관찰하는 현장 연구를 각 4개월간 2차례 실시해 이런 결론을 내렸습니다.
논문에는 침팬지들이 자기 주도적으로 다른 개체 혹은 자신의 상처를 치료하거나 위생을 관리하는 사례가 소개됐습니다.
상처를 핥아주거나 손가락으로 상처 부위를 눌러주는 것은 물론이고, 약초 잎으로 상처를 문지르거나 두드리는 행위, 약용식물을 씹는 행위, 씹은 약초를 손가락으로 상처에 발라주는 행위 등이 관찰됐습니다.
또 교미 후에 생식기를 식물의 잎으로 닦아주거나 배변 뒤처리를 하는 등 위생 관리를 하는 사례도 목격됐습니다.
올무에 걸려 상처를 입은 침팬지가 다른 침팬지의 도움을 받아 올무에서 벗어난 경우도 관찰됐습니다.
침팬지들의 사회적 행동양식이나 이타적 치료 행위 등과 유사한 사례는 침팬지뿐만 아니라 오랑우탄, 보노보 등 다른 일부 종에서도 관찰된 적이 있지만 이번 연구는 1993년부터 2024년까지 데이터와 직접 연구를 표준 프로토콜에 따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분석한 첫 사례라고 논문 저자들은 설명했습니다.
또 침팬지들이 상처 치료에 쓰는 구체적 식물 종을 파악하고 목록으로도 작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저자들은 특히 침팬지들이 친족이 아닌 개체들에 치료행위를 베푸는 사례들을 기록함으로써 침팬지 집단 내에서 이런 행동양식이 예전에 인정됐던 것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다는 증거를 추가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엘러디 프라이먼 박사는 미국 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동물들은 서로를 돕는다. 도움이 필요한 이가 누구인지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줄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수백만년 전 다른 영장류와 인간의 공통조상들 역시 이런 사회적·이타적 치료행위를 하는 능력이 있었을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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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