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 결정이 났을 때 설리번의 모습을 담은 법정 스케치[로이터 연합뉴스][로이터 연합뉴스]

영국에서 여성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죄로 38년간 옥살이를 한 남성이 새로운 DNA 검사에서 나온 증거로 무죄 석방됐습니다.

현지시간 13일 BBC 등에 따르면 런던 항소법원은 68세 피터 설리번을 퇴근 중이던 20대 여성을 살해한 범인으로 인정한 38년 전 법원 판결을 파기했습니다.

설리번은 체포 이후 교도소에서 총 38년 7개월 21일을 지냈습니다.

이는 영국에서 사법 오류로 잘못 복역한 최장 기간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당시 현장에서 채취하고 보존됐던 남성 체액에 대한 새로운 DNA 검사를 통해 범인이 따로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범죄사건재검토위원회는 지난해 이 사건을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법원은 범행에 두 명 이상이 가담했다거나 체액이 사건 이외의 다른 행위로 나온 것이라는 증거가 없었다면서 “새로운 DNA 증거를 인정하는 것이 정의를 위해 타당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교도소에서 화상 연결로 심리에 출석한 설리번은 무죄 석방 통보를 받고 한 손으로 입을 가린 채 흐느껴 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설리번은 성명을 통해 “내게 일어난 일은 대단히 잘못됐지만, 이 모든 일이 끔찍한 인명 손실로 인해 일어났다는 사실은 변함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어서 “화가 나지도, 비통하지도 않다”며 “내게 주어진 남은 삶을 살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가족에게로 돌아갈 일이 걱정될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법정에서는 사건 당시는 물론이고 몇 년 전까지도 당시 채취한 체액으로는 DNA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이 없었다는 설명이 나왔습니다.

설리번은 유죄 판결을 받은 이후에도 계속 무죄를 주장했고 2008년에도 사건 재검토를 요청했지만 거부됐습니다.

그러다 최근 DNA 검사를 해볼 수 있을 만큼 기술이 진전됐다는 결론이 났고, 결국 무죄 석방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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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홍(red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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