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국경을 강화하고 난민 입국을 불허한 미국 정부가 남아프리카공화국 백인들을 난민으로 받아들여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1일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17세기 남아공에 이주한 네덜란드 정착민의 후손을 지칭하는 ‘아프리카너(Afrikaner)’ 49명을 태운 항공기가 이날 남아공 요하네스버그 OR탐보 국제공항을 이륙해 미국으로 향했습니다.
이 항공기는 미국 정부의 지원으로 마련한 전세기입니다.
과거 남아공의 백인 정권은 악명 높은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로 흑인들을 억압하고 착취했습니다.
그러나 그 후손들은 현재 흑인 정권의 백인 역차별로 일자리를 잃고 폭력에 노출되는 등 박해를 당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동조하며 취임 직후인 지난 2월 남아공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고 백인들에게 난민 지위를 부여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보통 수년이 걸리는 난민 인정 절차도 대폭 간소화돼 3개월 만인 이날 ‘아프리카너 난민’의 첫 미국행이 시작된 것입니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지난 3월까지 8천명이 넘는 아프리카너가 난민 인정을 신청했습니다.
인권 단체 등은 트럼프 행정부가 난민들에게 이중잣대를 들이대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수단, 콩고민주공화국 등 전쟁과 굶주림을 피하려는 이들에게는 굳게 걸어 잠근 문을 남아공 백인에만 개방하는 것은 난민제도 자체를 조롱하는 행위라는 지적입니다.
남아공 백인들은 이날 출국 과정에서 미국 대사관이 언론 접촉을 금지했다는 이유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또 현지 경찰도 그들을 자극하지 말라며 취재진을 제지했다고 NYT는 전했습니다.
이번 일로 미국과 남아공의 관계도 한층 악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의 다양한 국내·국제 정책을 문제 삼으며 원조를 중단하고 적대적인 정책을 펴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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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