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A 연합뉴스 자료사진]러시아에서 전설적 록 스타로 추앙받는 고려인 2세 빅토르 최의 벽화가 페인트 낙서로 훼손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텔레그램 뉴스 채널 샷, 매시 등 러시아 매체들은 모스크바의 관광 명소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빅토르 최 벽화에 스프레이 페인트가 뿌려지는 사건이 발생해 빅토르 최의 팬은 물론 대중적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고 현지시간 13일 전했습니다.
이러한 행위는 최근 사망한 러시아 래퍼 파샤 테흐니크(본명 파벨 이블레프)의 팬들이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빅토르 최 벽화는 지난 11일 파샤 테흐니크의 이름을 덧칠하는 방식으로 훼손됐는데, 그 시점이 파샤 테흐니크의 영결식이 진행되던 시간과 거의 일치합니다.
도발적인 음악과 파란만장한 삶으로 유명한 파샤 테흐니크는 폐렴과 패혈성 쇼크로 태국 병원에서 투병하다가 지난 4일 사망했습니다.
카자흐스탄 출신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빅토르 최는 옛 소련 시절의 전설적인 로커입니다.
그는 19세 때인 1981년 록 그룹 ‘키노’를 결성해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치며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가 1990년 8월 15일 라트비아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28세에 요절했습니다.
그는 여전히 러시아 록의 상징으로 사랑받고 있으며, 아르바트 거리에 있는 벽화는 그의 음악을 기리는 유산이자 순례지로 꼽힙니다.
빅토르 최의 일부 팬은 테흐니크의 이름이 덧칠된 벽화에 빅토르 최가 ‘손가락 욕’을 하는 포스터를 붙이며 대응했습니다.
이 퍼포먼스를 펼친 작가 로만 야코블레프는 “테흐니크는 빅토르 최와 동등하지 않다. 비교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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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상(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