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관세 위협하자…멕시코·캐나다 ‘서로 흉보기’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취임 첫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죠.
관세 폭탄 위협에 서로를 친구로 부르며 교류를 강조했던 북미 3국이 분열되는 모습입니다.
신주원 PD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방문한 건 지난달 2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범죄와 마약이 멕시코와 캐나다를 통해 미국에 유입된다면서 두 국가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지 나흘 만입니다.
관세 폭탄 위협에 부랴부랴 트럼프 자택으로 찾아간 트뤼도 총리는 약 3시간가량의 회동에서 마약 억제와 이민자 차단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 캐나다 총리 (지난달 30일)> “(총리님, 트럼프 당선자와의 만남은 생산적이었나요?) 아주 훌륭한 대화를 나눴습니다.”
트뤼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캐나다와 멕시코의 미국 접경상황은 비교할 수 없다며 두 나라를 동일선상에 놓고 판단하지 말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캐나다 국경을 통해 미국으로 가는 불법 입국자는 멕시코에 비하면 극히 소수에 불과하고, 마약 밀수도 멕시코와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는 겁니다.
<로버트 질리스 / AP 통신 기자> “많은 캐나다 국민들이 생계를 위해 미국-캐나다 관계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트뤼도 총리에게는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기 전에 대면하는 시간을 갖고 25% 관세 위협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했을 겁니다.”
트뤼도 총리의 발언에 대해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교역 파트너에 대해 존중할 것이라면서도 캐나다가 마약에 매우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멕시코를 선거운동 일부로 다루지 말라며 내년 선거를 앞두고 낮은 지지율로 고전 중인 트뤼도 총리를 에둘러 비판했습니다.
국경을 각각 맞댄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의 정상회의는 ‘세 친구’라는 뜻의 ‘쓰리 아미고스’라고도 불립니다.
서로 교류를 강조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어오던 북미 3국이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부과 엄포에 편 가르기를 하며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연합뉴스TV 신주원입니다.
신주원 PD (nanju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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